자동차의 청진기 ADEX

자동차의 청진기 ADEX

지금은 자동차의 모든 것들이 전자제어를 통해 시스템화되었지만 30년 전에는 모든 것이 아날로그에서 점차 디지털화되어가던 시대였습니다. 이런 자동차들은 자동차가 고장 났을 때 진단기를 활용해서 점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손수 고장 난 부위를 찾아내고 그 부위를 수리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둘씩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차의 이상 부위를 진단하는 것이 발전해서 현재는 자동차의 모든 문제가 컴퓨터 진단기만 꽂으면 발견되는 시대까지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시대가 올 때까지 자동차 점검 시스템의 발전을 볼 수 있는 기사입니다.

아날로그 점검 시스템 ADEX

인간이 바퀴를 만든 이래 가장 뛰어난 육상 운송 수단으로 확고한 자리를 잡은 자동차는 하루에도 4000대 정도 쏟아지는 자동차 산업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몸이 쇠약해지는 것처럼 모든 기계가 그러하듯 자동차 역시 시간이 지나면 부품 등의 마모나 고장으로 인해 본래의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흰 눈이 산과 들을 뒤덮은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던 도중 갑자기 자동차가 멈추었다. 아니면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이 자가용으로 출근할 때 갑자기 엔진에 이상이 생겨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 자동차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는 초보자들은 매우 당황을 하기 마련이다. 자동차에 이상이 생기면 정비업소에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비업소에 간다고 해도 고장 여부를 알려면 짧게는 몇 시간 혹은 길게는 하루나 이틀씩 걸려야 한다. 정비 업소와 기능공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이것은 차를 생계 수단으로 삼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이다. 그러나 현대 과학이 낳은 최고의 걸작품 컴퓨터는 인간의 생활을 좀 더 편리하게 만든다는 데에 있어서는 무소불위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를 가만 놔두질 않았다. 한양대 정밀기계과 오재응 교수가 개발한 자동차 진단 전문가 시스템인 소음 진동의 온라인 감시 전문가 시스템인 ADEX가 바로 그것이다. ADEX는 Automobile Diagnostic EXpert system의 약어이다.

ADES는 재주꾼

지난 89년 상공부의 공업기반 기술과제 지원 대상 연구로 지정된 ADEX는 내과 의사가 청진기로 환자의 질병 유무를 진단한다는 원리에서 힌트를 얻어 자동차 보닛을 열고 4대의 미니 마이크가 달린 검사기를 엔진 부위에 설치한다. 그러면 고장으로 인한 각 부위의 소음과 진동은 컴퓨터에 디지털 신호로 입력되어 고장 부위와 상태가 모니터에 나타난다. 물론 프린터로도 출력이 가능하다. 콩코드나 에스페로나 소나타 등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모든 차종을 비롯한 출고 날짜나 엔진 성능이나 엔진 공회전시의 RPM이나 주행 거리에 따른 부품 노화 정도나 사고 경력 등의 기본 정보가 데이터베이스화되어 있어 측정자료와 비교한다는 것이다.

물론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한 경험적 진단도 병행할 수 있다. 이 시스템으로 고장 정도를 검사할 때는 보닛을 가로와 세로 각 10cm 이하로 32등분 해서 조사하는데 여기에는 모든 부위를 조사하는 정밀 진단과 특정 부위를 조사하는 간이 진단 두 종류가 있다. 정밀 진단의 경우는 약 30분 간이 진단은 약 5분 걸리며 정확도는 85% 정도로 뛰어나다.

ADEX의 구성

ADEX는 크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나눌 수 있다. 신호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부분을 담당하는 하드웨어는 컴퓨터를 비롯한 프린터와 모터 컨트롤러와 마이크 입력 단자와 XY테이블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 자동차 보닛에 설치하는 것이 바로 XY테이블로 여기에는 마이크로폰과 마이크를 지지하는 마이크 지지대와 스테핑 모터와 음을 늘려주는 증폭기 등이 있다. 사용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진단 과정 및 결과를 그림으로 나타내는 소프트웨어는 입력된 정보와 마이크로부터 받은 신호를 분석해 고장을 추론하는데 가장 커다란 특징은 신경회로망과 퍼지기법의 도입이다.

따라서 진단 횟수가 늘어날수록 자체 진단 기능이 향상되어 정확도가 높아진다. C와 기계어와 Quick Basic으로 짜인 이 프로그램에는 공기청정기와 냉간팬과 라디에이터와 오일 필터 등 모두 20여 종류의 고장 부위가 입력되어 있다. 예를 들어 고유 번호와 차종과 출고 연도와 방문 횟수를 입력하면 소음 정도와 함께 앞으로 고장이 발생할 날을 예측해 주기도 한다. 또한 진동이 심하거나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등 해당 증상 번호와 공회전 시나 주행 시 등 증상이 발생했던 상태나 주행 성능이다 공회전 성능이나 시동 성능 등 진단하고자 하는 부분과 수동 모드 또는 자동 모드를 선택한 후 계측 장비를 설치하고 작동시키면 결과가 나타난다. 고장 난 부분은 에어클리너로 예상됩니다와 같은 식으로 고장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고장 부위가 스캐너로 입력된 화면에 표시된다.

이처럼 아날로그 방식을 디지털로 진단해 나가는 시스템이 개발된 것이 벌써 30년도 더 되었고 연구를 89년에 시작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런 노력이 있었고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자화에 앞장섰던 것이 지금 우리가 자동차 진단을 쉽게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지 않았는지 싶습니다. 앞으로도 더 발전해 나갈 세상은 인공지능까지 더해져 여러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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