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게임시장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게임시장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게임시장

우리나라 게임 시장은 왜 자체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일본과 미국 게임에 지배를 받아야 했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런 시장 상황은 사실 사회적 분위기와 연관이 되어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국내에서 게임에 대해 논한다는 것은 비주류 혹은 반항과 같은 키워드를 연상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회적인 분위기를 이겨내고 그래도 글로벌 회사로 성장한 게임 회사들은 어찌 보면 대단한 업적은 남긴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점점 커져가는 게임과 만화 시장

일반적으로 우리들의 구매 욕구는 주머니 사정에 따라서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주머니 사정에 구애받지 않고 사는 것이 있는데 바로 성경책이라고 한다. 그래서 성경책이 세계 1위 베스트셀러가 된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세계 제1의 베스트셀러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만화책과 비디오 게임기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새로 출현하는 많은 것들 중에서 영상매체는 사람의 가장 위대한 업적 가운데 하나이다. 그와 함께 근래에 각광받고 있는 게임기 시장은 그 가능성이 무한하기만 하다. 일례로 미국 어린이들의 경우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장 받고 싶어 했던 것이 닌텐도의 게임보이일 정도로 게임은 어린이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소프트웨어 산업에 도전하는 SKC

이러한 황금시장을 대기업에서 외면할 리 만무하다. 그동안 소프트웨어 활성화에 기여하면서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개발 및 공급해 온 SKC 주식회사에서 이번에는 16비트 PC용 게임 소프트웨어를 시장에 내놓아 본격적으로 참여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경영 다각화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번 사업에서 SKC는 국내에 만연하고 있는 게임 소프트웨어의 불법복사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변화를 겨냥하고 있다. 이를 위해 SKC는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와 접촉하여 688 ATTACKSUB 및 MI ABRAMS BATTLE TANK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ELECTRONICS ARTS사 및 HOSTAGE로 유명한 MINDSCAPE사와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데 3월 중순경이면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 시장이 거의 불법복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SKC의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 참여는 한바탕 회오리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례로 한 소프트웨어 하우스에서는 어린 학생들이 부담 없는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게임밖에 없다고 하며 학생들이 LOTUS나 DBASE와 같은 고가의 프로그램을 구입하는 일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SKC의 이번 사업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이다. 이에 대해 SKC 측에서는 이 사업이 국내 유저들에게 양질의 소프트웨어를 보급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게임을 원활히 즐길 수 있도록 국내 소프트웨어하우스와 연결하여 영문 매뉴얼을 한글로 번역하고 소프트웨어에 포함시켜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가격도 시중 소프트웨어하우스에서 카피해 주는 가격과 거의 동일하게 책정할 생가이라고 한다. 그러나 계약이 체결된 이후에도 불법복제가 계속될 경우에 대해서는 우선 홍보에 주력하고 당분간은 법적 제재까지 가하지는 않을 방침이어서 게임 소프트웨어 불법 복사 문제가 법정까지 비화될 우려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SKC의 게임 소프트웨어의 시판시기는 빠르면 3월 말로 예상되는데 신규 게임의 경우에는 미국 측과 동시에 시판할 예정이며 이미 판매 중인 게임은 엄격한 선별작업을 거친 후 판매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그래픽과 음악용 소프트웨어도 들여올 예정이다.

게임기 시장에도 대기업의 손길

이러한 대기업의 손길은 16비트 PC게임 시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비디오 게임기 시장의 경우는 이보다 더욱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의 비디오 게임기 시장은 그동안 패밀리 게임기와 재믹스와 컴보이와 겜보이와 슈퍼콤 등 8비트가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었으나 대우전자와 삼성전자가 16비트 게임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이에 따라 게임기에서도 16비트 열풍이 불어닥칠 조짐이 있어 이제 게임기 시장은 8 비트라는 1라운드를 바치고 16 비트라는 제2라운드를 맞이하게 되었다. 대우전자에서 완제품으로 수입할 예정인 PC엔진 셔틀(일본 NEC사 제품)과 삼성전자에서는 녹다운(부품을 수입하여 국내에서 조립) 방식으로 생산할 메가드라이브(일본 세가 엔터프라이즈사 제품)가 한 판 격돌을 벌일 비디오 게임기 시장은 금년의 경우 줄 잡아 500억 이상의 규모로 예상된다. 양사 모두 4월 중에 시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16비트 비디오 게임기 가격은 대략 16만 원 선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재벌기업에서 게임기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통계에서도 나타났듯이 게임기가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선물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이 시장규모는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메가드라이브나 PC엔진 등의 게임기는 이미 국내 일부 군소업체에서 수입 및 판매하고 있었는데 이 게임기들의 성능이나 그래픽과 사운드는 기존 8비트 게임기와는 비교할 수 없이 월등하여 게임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이미 매료되어 있는 상태이다.

국내 기술은 없는 수입품들의 전쟁

그러나 게임기 수입 및 판매는 앞에서 말한 16비트 PC용 게임 소프트웨어와는 달리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즉 대기업을 통해 일본 비디오 게임기가 정식으로 국내에 반입됨으로써 그동안 소수에 불과하던 게임기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국내 게임기 시장이 일본 제품의 대리 전쟁터가 되는 것은 물론 문화적인 종속도 우려되고 있다. 이들 게임에는 일본풍의 배경이나 사람 모습은 물론 일본어 자막이 거침없이 나오며 외설과 잔인한 폭력을 담은 것도 많기 때문이다. 모처럼 자라난 국내의 전자산업과 문화가 일본이라는 거대한 나뭇잎에 가려 제대로 빛을 못 보게 되지 않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게임기를 이용하는 대다수가 아직 어린이들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기사 자체도 역시나 부정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앞장서서 게임 산업을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결론에서는 일본 문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지금 우리나라 게임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기업들로 성장했지만 사회적인 분위기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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