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는 컴퓨터 벌레 아니면 미래의 우상

해커는 컴퓨터 벌레 아니면 미래의 우상
해커는 컴퓨터 벌레 아니면 미래의 우상

얼마 전만 해도 북한의 해커 집단이 가상화폐를 탈취하여 수천 억 원을 시장에 팔아 불법적인 이익을 취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처럼 해커라는 것은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데 화이트 해커라고 불리는 해커를 방어하는 사람들의 직업도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과거 악명이 높던 해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해커란 무엇인가

일찍이 PC칼럼니스트 박순백 씨는 모잡지에서 우리나라에 실존하는 해커의 수를 컴퓨터전문 잡지의 프리랜서들을 중심으로 백여 명으로 추정한 바 있지만 사실 해커라는 용어를 어떻게 정의하고 파악하느냐에 따라 크게 그 범위나 의미가 달라진다. 전문가들이 얘기하는 해커는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를 갖는 단순히 시스템에 대한 불법적인 액세스(접근)를 즐겨하던 일군의 모험심 많은 청소년들과 프로텍트 프로그램을 전문으로 깨는 컴퓨터광에서 벗어나서 이제는 컴퓨터에 관한 한 해박한 자식을 갖고 있으면서 스스로 그 분야에서 일인자임을 자부하는 사람까지를 지칭하는 말로 변화되었다고들 말한다. 사실 해커의 어원적 의미는 먹고 자는 일을 전제한 채 고된 일을 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컴퓨터산업을 가장 앞서 선도하고 있다는 미국에서는 이미 70년대 말부터 컴퓨터 해커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고 80년 초에 와서는 PC통신이 발전하는데 힘입어 전자게시판을 암암리에 만들고 자신들이 알아낸 패스워드나 계좌번호를 서로 알려주는 등 정보교환과 함께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83년도에는 한 소년 해커가 미국국가 안보체계에 겁도 없이 침입한다는 줄거리의 전쟁게임이라는 영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어리고 모험심 많은 해커들을 들뜨게 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도 출현한 해커 집단

바로 이와 같은 해커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에서 운영하는 케텔 통신망에 최근 모습을 보이고 있는 자칭 서울바이러스연합의 출현도 해커 집단의 존재를 알려주는 본보기가 되고 있으며 이찬진 씨 등이 개발한 한글워드프로세서의 복제방지용 프로그램의 경우만 해도 해커로 짐작되어지는 사람들에 의해 속속 해체되는 등 그 피해가 날로 더 심해지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 전문지 기자로써 활동한 적이 있는 프로그래머 추원호 씨는 굳이 해커를 예비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편견이라며 “해커라는 말을 듣는 것은 오히려 전문 프로 그래머를 꿈꾸는 이들에겐 영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하였다. 컴퓨터를 2년에서 3년 열심히 공부하고 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컴퓨터 실력을 남에게 과시하고 싶어지는 게 공통된 심리상태이기 때문에 누구나 해커시절을 겪는다고 말한다. 즉 특정 시스템에 침입하는 것은 범죄행각을 딱히 갖고 있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8비트 애플시절 세운상가에서 각종 소프트웨어의 프로텍트 프로그램을 귀신같이 풀어내 유명세를 타며 해커시절을 보낸 21살의 소정훈 씨도 철이 든 지금 생각해 봐도 프로텍트를 깬 당시의 기분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때로는 그러한 행위가 기존 프로그래머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따라서 단순히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긍정적인 면도 많다며 옹호론을 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톰소여의 모험식의 단순한 동기에서가 아닌 범죄행각을 다분히 갖고 행정전산망 등의 공공기관의 네트워크에 해커가 덤벼들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가정이다.

해커 증후군 문제

또한 주로 해커 증후군을 앓는 계층이 청소년 유저 층으로써 컴퓨터에 대한 과도한 우월주의와 비사교적이고 폐쇄적인 사고 그리고 심지어 건강을 심대히 해칠 염려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타가 인정하고 있는 해커의 한 사람인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군도 해커 증후군을 보이고 있는 대표적 케이스이다. 학내 모임이나 서클활동도 전혀 하지 않고 말 수도 적은 그는 순전히 자신의 컴퓨터 실력을 과시하려는 의도에서 컴퓨터바이러스 개발에 두문불출하며 방문을 걸어 잠근 채 열을 몰리고 있다. 다른 일반 프로그램보다 바이러스를 배양해 내는 일이 실력자로서 자신의 이름을 널리 드높이는데 더욱 적합하다는 게 그의 얘기이다. 또한 주위의 말에 따르면 밤을 지새우는 날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컴퓨터 문명의 또 다른 역기능의 한 면인 해커 증후군은 물론 한 개인이 창조력을 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장인정신에 입각한 몰입의 과정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도가 지나쳐 빔죄행 각과 정신적 편향과 병적 증세로 나타날 때 컴퓨터는 더 이상 우리에게 이로움을 주는 수단일 수 없게 된다는 점을 다 같이 깨달아야 하겠다.

해커가 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단순하게 해커들이 만든 바이러스나 랜섬웨어 등을 심어서 돈을 벌려고 하는 집단을 제외하고 해커들은 컴퓨터 기술의 발전에 많은 공헌을 알게 모르게 해 왔을 것입니다. 이러한 해커의 양면성은 원자폭탄이나 핵폭탄과도 비교될 만큼 우리가 잘 다루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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