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는 어디서 사야 할까 마이컴 90년 8월호

컴퓨터는 어디서 사야 할까 마이컴 90년 8월호
컴퓨터는 어디서 사야 할까 마이컴 90년 8월호

컴퓨터를 사기 위한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 먼저 컴퓨터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저렴한 부품을 직접 모두 구매하여 구성할 것이고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대기업에서 나온 믿을만한 구성의 컴퓨터를 구매할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컴퓨터 구매 방법은 소비자들을 더 어렵게 하기도 한다.

대체 어디서 어떤 컴퓨터를 사야 합니까?

컴퓨터 학원에 다니던 마이컴 군은 이제 집에서도 컴퓨터를 만지고 싶어 졌다. 어머니를 졸라 겨우 컴퓨터를 사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신이 났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했다. 주위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누구는 대우 것을 샀는데 어떻고 누구는 삼보 것을 샀는데 어떻고 한다. 컴퓨터는 역시 세운상가처럼 전문상가에서 구입하는 것이 제일이다라는 의견도 있고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어머니는 약속대로 컴퓨터를 사주시겠다고 했는데 대체 어디 가서 어떤 컴퓨터를 사야 할지 결정할 수가 없었다.

컴퓨터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머니와 컴퓨터를 배우긴 배웠어도 좋은 컴퓨터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는 마이컴군은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다. 도대체 컴퓨터는 어떤 기종을 사야 적당한 것인가? 어디서 사야 제대로 된 컴퓨터를 구입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들은 이제 곧 컴퓨터를 사려는 사람이나 이미 컴퓨터를 샀어도 잘못된 제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음 직한 질문들이다.

여기저기서 우리나라도 정보화 사회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고 떠들어 대고 컴퓨터는 앞으로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라고 선전을 해 대는 통에 컴퓨터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을 체계적으로 교육받지 않았어도 우리들은 이미 컴퓨터 전문가들이 되어 있는 상태다. 그러나 함정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설익은 컴퓨터 전문가들은 컴퓨터에 대해 들은 건 많아도 실제로 컴퓨터를 구입할 때 제대로 된 컴퓨터를 선택할 능력도 없다. 그렇다면 다른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 가서 컴퓨터를 사는 것일까?

지금까지는 어디서 컴퓨터를 구입하셨습니까?

우리가 컴퓨터를 구입할 수 있는 장소는 대략 특정업체 대리점 컴퓨터 전문상가나 컴퓨터를 배우던 학원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하이테크 마케팅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컴퓨터를 구입한 곳은 기존 XT기종만 보면 컴퓨터 전문점에서 구입한 컴퓨터가 전체의 60.74퍼센트를 차지하고 직접 판매가 35.27퍼센트이며 기타 여러 가지 방법이 3.99퍼센트를 점유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7년간 국내의 컴퓨터 판매는 거의 대부분을 컴퓨터 전문점들이 담당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지난 4월 우리 독자들을 대상을 조사했던 PC 이용 만족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대리점에서 구입한 사람이 192명이고 세운상가나 용산 등 컴퓨터 전문상가에서 구입한 독자가 286명이며 학원이 16명 해외가 6명이라는 결과치를 얻었다. 이는 전문 마케팅 연구소의 조사결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내용이었다. 컴퓨터 하면 세운상가라는 공식을 만들어도 결코 무리가 없을 정도의 결과이다. 그러나 올해 들이 용산상가가 세운상가의 역할을 나눠 가지면서 과거 세운의 영광은 다소 빛을 잃어가는 듯한 느낌이고 여기에 대기업이 설립한 컴퓨터 전문 유통업체의 컴퓨터 시장 참여 등 일련의 일들이 추진되면서 이런 분위기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렇게 갑자기 여기저기서 모두 컴퓨터를 팔겠다고 컴퓨터 판매 시장에 뛰어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1988년까지만 해도 컴퓨터 수요는 얼마 안 돼 세운상가나 그 외 일부 상가만으로도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었지만 작년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컴퓨터가 정규과목에 들어가면서 갑자기 컴퓨터가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인 것처럼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식하게 되었고 교육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지 먼저 해주고 본다는 식의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과잉 교육열이 컴퓨터 판매점의 급속한 확산을 부추겼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컴퓨터 전문 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작년 한 해 동안 팔린 16비트 XT는 860000 대였다고 한다. 이는 1983년부터 1988년까지 판매한 컴퓨터의 총대수가 540000 대였던 것을 보면 1989년 한 해동 안의 컴퓨터 판매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볼 수 있다. 1에서 2년 사이에 급격히 증가된 컴퓨터 수요는 작년 한 해에 머물지 않고 교육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컴퓨터마인드가 더 확산되어 가면 컴퓨터 시장의 잠재수요가 어느 정도 되리라는 전망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이로 인해 컴퓨터를 생산하던 많은 업체들은 지금까지 자체 대리점이나 전문 상가를 대상으로 판매하던 것에서 확장하여 자체적으로 컴퓨터 판매회사를 설립하여 이른바 컴퓨터 전문 유통업체라는 이름하에 컴퓨터 판매 시장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이제 각 업체별 유형별 특징을 살펴보면서 도대체 어디서 어떤 컴퓨터를 구입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나하나 풀어 나가 보자.

전통을 자랑하는 컴퓨터 전문상가 상인들

컴퓨터 전문상가의 상인들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우선하겠다는 유통전문업체들이다. 새로운 매장운영방식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전문 유통업체에서 내세우는 장점은 두 가지. 요즘 컴퓨터를 사려는 사람들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막상 컴퓨터를 사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한 번쯤은 망설이게 됩니다. 어느 회사 것을 사야 하는가? 제대로 된 제품을 고를 수 있을 것인가? 바로 이럴 때 우리들이 생각하는 이 판매점 형태가 필요한 것이지요. 여러 업체의 물건을 한 곳에 모아두고 비교해 가면서 소비자가 제일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를 수 있도록 해 주니까요. 또한 한 곳에서 모든 필요 용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불필요한 시간을 없애줍니다. 한 곳에서 모든 것을 사도록 하자는 거지요. 선경유통의 유통 담당자 홍계숙 씨는 이렇게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다. 한 장소에서 다양한 제조업체의 제품을 비교해 가면서 소비자 스스로가 원하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줌과 동시에 컴퓨터와 관련된 제품은 주변기기든 액세서리든 서적이든 간에 전 품목을 한 곳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원스톱 쇼핑 시스템을 자랑한다.

또 하나는 대기업 유통업체들은 지금까지의 컴퓨터 판매가 전문상가 건 대기업 대리점이 건 간에 팔고 나면 서비스는 거의 전무한 지금까지의 무책임한 판매형태를 개선 고객 위주의 판매를 해 나가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컴퓨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대해 기존 전문상가의 입장은 다르다. 세운상가가 가진 장점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데서 오는 잘못된 주장이라며 자신들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현재까지 컴퓨터 산업은 기술이나 판매 대부분을 세운상가가 도맡아 오다시피 했고 이곳에 들어서면 전문가들의 분위기를 맡을 수 있습니다. 물론 요즈음은 인력이 기업체로 스카우트되기도 하고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컴퓨터 장사가 잘 된다니까 무턱대고 뛰어든 상인들도 있어 가끔 문제가 되기는 하지만 아직도 세운상가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컴퓨터에 대한 애정과 지식입니다. 판매에서 항상 세련됨 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요. 컴퓨터에 관해서 만큼은 손님들에게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을 자랑한다. 이런 사정은 세운상가에서 옮겨 간 상인들이 대부분인 용산도 거의 마찬가지라고 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거의 1년이 넘게 컴퓨터를 만지고 있는 이들이 컴퓨터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들으면 웬만한 컴퓨터 학원 강사 수준을 넘어선다.

그러나 컴퓨터 전문상가가 주는 나름의 매력은 그대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상가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상실하고 있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선 전문상가의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각 상점의 수명이 짧다는 점이다. 물건을 산 뒤 일이 년 후에 다시 가보면 없어진 가게가 허다함이 한눈에 들어온다. 잦은 상호의 변경 또한 소비자를 혼란시키는 점이다. 물건을 산 후로 계속해서 서비스받을 수 없다는 점이 컴퓨터 전문상가가 해결해야 할 큰 문제점이다. 비록 매장 주인들이 고급 인력이라 하더라도 신뢰성이 없다면 소비자가 그 매장을 다시 찾는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대기업 제품은 유통도 안정적이고 애프터서비스도 기대할 수 있지만 매우 비싸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전문 상가에서 백만 원이면 살 수 있는 제품이 대기업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백 팔십만 원에서 이백만 원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장단점이 있지만 선택하기 참 어려운 것이 바로 컴퓨터 선택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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