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가 도대체 뭐길래

By zombi365
가상화폐

가상화폐가 도대체 뭐길래

가상화폐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새로운 대안투자 수단으로 간주되면서도 널뛰기처럼 요동치는 시세를 감안하면 정상적인 투자라기보다는 투기라는 표현으로 밖에 설명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날마다 큰 폭으로 변하는 것은 물론 순간적으로 등락을 거듭하는 게 보통이다.
가상화폐에 투자해 돈을 버는 사람이 적지 않은 만큼 손해를 보는 사람도 있기 마련인 이유다.
투기 바람이 꺾일 경우 그 후유증이 몰아칠까봐 걱정이다.
그중에서도 대표주자로 꼽히는 비트코인은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20배 이상이나 수직 상승했다.
국내 거래소애서 연초에 코인 하나에 100만원 수준이던 가격이 연말에는 2500만원으로까지 뛰어올랐다.
어떤 때에는 불과 열흘여 만에 2배 이상 뛰어오를 정도로 ‘광풍’ 현상을 보였다는 자체가 심상치 않다.
이러한 현상은 외국에서도 비슷하다.
반대로 내릴 때는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한다.
특히 최근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가상화폐 선물거래가 정식 시작되면서 열기가 가열되는 상황이다.
이름 그대로 네트워크로 연결된 가상공간에서 전자적 형태로 거래되는 디지털 화폐가 가상화폐다.
‘전자화폐’, ‘암호화폐’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상 경제생활에서 통용되는 지폐나 동전처럼 실물이 있는 게 아니지만 누구나 쉽게 계정을만들 수 있는데다 이용자들끼리 직접 연결되어 별도 거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송금이나 소액 결제에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극심한 경제 불안이나 재해, 전쟁 등으로 기존 화폐 가치가 흔들릴 경우 재산을 지킬 수 있는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이론적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가상화폐가 법적으로 통화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최대의 약점이다.
어디까지나 네트워크의 허공을 떠돌아다니는 ‘가상화폐’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영어로 ‘VirtualCurrency’라고 불러 ‘실제와 같은’ 화폐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제조·유통 당사자들의 희망사항이 반영된 이름일 뿐이다. 물론 사용자들끼리 신뢰하면서 가치를 보증하면 그 공동체 안에서는화폐 수단이 될 수 있겠지만 그러한 화폐 공동체가 제도적인 구속력 없이 얼마나 굳건히 존속될수 있을지가 문제다.
세계 각국의 화폐가 그 나라의 중앙은행에 의해 통제되며 통용 가치와 지급을 보장받는 것과는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공인 화폐가 아니라도 우리 생활에서 신용카드나 상품권, 사이버 머니, 결제 포인트 등이 사용되고 있지만 이 경우에도 발행주체가 그 가치를 보증하게 된다.
이에 비해 가상화폐는 일반 이용자들의 컴퓨터로 연결되는 네트워크에 존재하고 있다.
굳이 구분하자면 기존 화폐나 상품권이 지급결제 시스템을 통해 수직적 관계로 이뤄진 반면 가상화폐 고객들끼리는 컴퓨터망에서 수평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가상화폐가 기존 금융 질서의 기본인식과 시스템의 원리를 바꾸는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는 것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가상화폐를 금융과 기술이 결합한 ‘핀테크(FinTech)’의 진전된 모습으로 간주하는 이론가도 없지 않다.
미래의 효용성과 가능성에 주목해활발한 투자와 기술 진보가 이뤄지는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가상화폐가 앞으로 제한된 범위에서나마 지급결제나 대출, 자산관리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소지를 원천 배제할 수 없는것도 물론이다.
하지만 가상화폐의 선두주자인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한 2009년 무렵만 해도 가상화폐가 이토록 빠르게 관심을 끌 것으로 예견하지는 못했을것이다.
연륜으로 따져 채 10년도 지나지 않은것이다.
등장하는 과정 자체도 그리 선명하지 않다.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는컴퓨터 프로그래머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얘기가전해지지만 그가 누구인지 정체가 베일에 가려있다.
이름대로 일본 사람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한때 호주의 어느 암호학자가 그 주인공이라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그렇다면 가상화폐는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지는가. 컴퓨터의 계산 능력을 요하는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면 가상화폐가 새로 만들어지게 된다니, 그 방식부터가 눈길을 끌만하다. 이를 ‘채굴(mining)’이라고 부르는데, 광산에서 노다지를 캐는 과정에 비유한 표현이다.
수학 문제를 풀어 가상화폐를 얻게 되는 사람도 ‘채굴자(miner)’라고 한다. 비트코인의 경우 앞으로 100년 동안 발행되는 동전 숫자는 모두 2100만개로제한되며, 2140년에 이르러 통화량 증가가 멈추도록 한다는 내부 규정이 마련되어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거래되는 가상화폐는 무려1200 종류를 넘어섰다.
그중에서도 비트코인이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이드리움, 리플, 라이트코인, 데쉬코인, 넴코인, 모네로 등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2800억 달러 규모로, 세계 상위기업 순위로 따지면 20위 안팎에 해당한다.
국내에서도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거래소가 문을 열고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하고 있는데, 이중에서도 빗썸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을 넘어설 만큼 투자자들이 몰린다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국내 가상화폐 사장이 세계의 가격 동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해외 거래소보다 훨씬 높게 책정되고 있다는 것이 그러한 증거다.
적게는 10%에서 차이가 날 때는 30%까지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 보통이다.
매수세가 매도세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한국을 비트코인의 ‘그라운드 제로’라고 비유하면서 “한국 고객들이 비트코인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국이 전세계 GDP에서 차지하는비중이 1.9%에 불과하면서도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20%를 차지하는 과열 현상을 지적한 것이다.
일본의 경우는 한국보다 더하다.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60%가 일본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열풍이 치솟으면서 정부가 주의를 환기하고 나섰다. 가상화폐가 정식 화폐가 아니며, 정부나 한국은행이 그 가치를 보장할 수 없다는 기본 원칙을 새삼 천명한것이다.
국내에서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든 사람이 이미 200만명에 이른 데다 투기세력까지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급격히 오른 시세가 한꺼번에 꺾일 경우 집단적인 후유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이미 거래가 보편화되고 있는 가상화폐를 국내에서만 제한을 둔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투자금액이나 자격을 제한하는 것도 거래소 인가제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단속의 한계를 말해주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를 일종의 유사수신 행위로 규정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견해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가상화폐에 대해 주식처럼 세금을 매겨야 하는지 명확한 방침이 마련되지 못한 것이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설사 국내에서 가상화폐 거래에 제한을 둔다 해도 인터넷상으로는 얼마든지 거래 방법이 가능하다는 점도 당국의 고민거리다.
가상화폐를 정식으로 인정하는 경우 익명성을 이용해 범죄 수단으로 동원될 수 있다는 점은 또다른 문제점이다.
마약이나 불법무기 거래, 돈세탁 등의 방법으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연말부터 비트코인 선물상품 거래가 시작했으며, 일본도 거래소를 인가제로 정식도입함으로써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인 상황이다.
유럽연합(EU)은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관련업계가 자율 규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이미 가상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시켰으며, 인도네시아 정부도 새해부터 가상화폐 사용을 금지키로 하는 등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확산되는 추세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가상화폐가 인류 미래사회를 향해 과연 어떤 식으로 진화해갈지 궁금하다.

허영섭 실장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지리과를 졸업하고 전경련을 거쳐 1982년부터 신문기자로 활동했다. 경향신문
과 한국일보에서 논설위원을 지냈으며,현재 이데일리 논설실장으로 재직하고있다.
미국 인디애나대학 저널리즘스쿨 방문연구원을 지냈으며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일본, 조선총독부를 세우다’, ‘대만, 어디에있는가’, ‘영원한 도전자 정주영’ 등의 저서가 있다.
gracias1234@naver.com